Ȩ 걳ȸ KDM
조회 수 : 2702
2009.02.25 (23:00:24)


초등학교 일학년 때의 기억입니다.
매일 저녁 아버지는 연필 세 자루를 매끈하게 깎아
필통에 넣어주셨지요.

술독에 빠져 인사불성이 되셨던 다음날에도
연필 세 자루는 어김없이 필통안에 나란히 누워있었습니다.

받아쓰기 시험을 보는 동안,
저는 연필심에 침을 묻혀
꼭꼭 눌러쓰면서 꼭 백점을 맞아야지 다짐했습니다.

미국에는 ‘연필의 날’(Pencil Day)이란 게 있는 모양입니다.
이날을 기념해 연필과 관련된 회사들과 도서관 등에선
공짜로 연필을 나눠주곤 한답니다.

연필의 날이 3월 30일로 정해진 데는 곡절이 있더군요.
1858년 바로 그날 하이멘 리프먼이라는 사람이
연필 꼭지에 지우개를 매달아 특허를 출원했던 겁니다.

4년 후 리프먼은 죠셉 리켄도퍼라는 사람에게
당시로선 엄청난 금액인 10만달러에 특허를 넘겨주었습니다.
죠셉은 곧장 세계적인 필기구회사인 파브르사에 특허 침해소송을 걸었습니다.

우여곡절끝에 미국대법원은 죠셉에게 패소판결을 내렸습니다.
그 이유인즉 “이미 알려진 두 물건을 단순 결합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었습니다.
횡재를 노리던 죠셉으로선 낭패였지만
하마터면 연필 한 자루마다 적잖은 특허료가 붙을 뻔했습니다.

연필 끝에 지우개를 붙잡아맨 정도로 떼돈을 벌 요량이었다면
그거야 말로 봉이 김선달 심보였겠지요.

그러나 특허의 내용은 그보단 심오했습니다.
연필심 뒷부분에 고무 지우개를 박아넣고 끝을 연필 다듬듯이 깎아서
세밀한 선도 지울 수 있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일타쌍피’류의 아이디어중엔 히트한 게 꽤 많습니다.
예를 들자면 다촛점 안경입니다.
미국의 유명한 정치가이자, 발명가인 벤자민 프랭클린이 처음 고안했습니다.
지독한 근시였던 그는 나이가 들어 책을 읽기가 어렵자
안경 렌즈를 쓰임새에 따라 4가지로 나눠 만들 생각을 했습니다.
덕분에 많은 어르신들이 안경을 바꿔쓰는 수고를 덜었습니다.

예쁜 밤톨처럼 연필 세 자루를 깎아주신 아버지에게
다른 효도는 못하겠고
다촛점 안경 하나 사드려야겠습니다.


글쓴 이 : 이규창 코치/http://cafe.naver.com/mogedu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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