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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9 (11:55:22)
한국교회의 외적인 메가 처치 현상과 내적인 도덕성 타락의 큰 원인이 교회가 부와 부동산을 끊임없이 쌓으면서, 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결과라는 점을 지난 기사(관련 기사 : 한국교회 성장의 비밀? 부동산)에서 지적하였다.

또 다른 기사(관련 기사 : 맘몬, 권력, 섹스에 휘청대는 한국교회)에서는 교회가 세상의 성공 방식을 따라 땅을 계속 사들여 성장하는 것이 아닌 자원적인 희년을 실천하고, '만민의 평등한 토지권'을 보장하는 자유와 평등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기도하고 노력하면서 세상에 거룩함을 드러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교회는 세상의 성공 방식과는 달리 모든 사람에게 평등한 토지권과 생존권, 안식을 보장하기 위해 선포된 거룩한 희년 말씀(레 25:10~55, 눅 4:18~19)을 따라 세상과는 구별되어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닮아 가면서 거룩함을 드러내야 한다는 말이다.

한국교회, 희년으로 새로워지라!

세상의 성공 방식 이면에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아닌 물질과 자기를 사랑하는 물신(物神)숭배와 자기(自己) 숭배가 숨어 있다. 이웃이 가지고 있는 토지에 대한 평등한 권리와 생존권을 빼앗아 물질을 쌓으면서 자기만을 사랑하려는 물질주의와 이기주의가 바로 지금의 '시대정신(zeitgeist)'이다. 존 스토트는 <제자도>(Ivp 역간)에서 우리가 맞서야 하는 현대의 네 가지 풍조로 다원주의, 물질주의, 윤리적 상대주의, 나르시시즘(이기주의)을 꼽는다.

존 스토트의 진단처럼 종말의 때인 지금 교회 내에서도 "자기를 사랑하고 돈을 사랑하는(딤후 3:2)" 배도(背道)가 크게 일어나고 있다. 또한 자기를 사랑하고 돈을 사랑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아무렇지 않게 여겨지고 있다. 아니 오히려 자기를 사랑하고 돈을 사랑하는 것은 매우 솔직하고 쿨(cool)한 것이라고, 너도 한번 그렇게 해 보라고 달콤하게 속삭이는 시대정신이 구제역처럼 번지고 있다.

하지만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하나님의 백성이자 그리스도의 제자는 "하나님과 돈을 함께 섬길 수 없기(눅 16:13)" 때문에 우리는 무작정 세상의 성공 방식을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가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 길 끝에는 영원한 죽음의 낭떠러지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흘러가는 시대의 물길을 따라서 아무 생각 없이 둥둥 떠내려가는 것은 이미 죽은 물고기이다.

따라서 우리 한국교회는 물신숭배와 자기 숭배에서 돌이켜 하나님의 희년 말씀으로 돌아가 희년을 실천하고, 이를 원동력으로 삼아 교회를 개혁하고 사회를 섬겨야 한다. 교회는 먼저 자원적인 코이노니아(koinonia)를 통해 자원적인 희년을 교회 내에서 성취하고, 교회를 진정 교회답게 만들면서 새로워져야 한다.

두려움과 탐욕을 몰아내는 성령 하나님

이를 위해서는 먼저 성령 하나님의 임재가 반드시 필요하다. 구약에서 희년은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양각 나팔(yobel) 소리와 함께 선포된다. 신약에서도 주의 성령이 먼저 예수님께 임하신 후 예수님은 희년을 선포하시고 성취하신다. 물론 성령님의 임재와 함께 인간의 순종과 기도, 정의로운 사회제도를 세우려는 희생적인 노력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두려움과 탐욕이라는 죄를 물리칠 수 있는 분은 우리를 도우시는 성령 하나님 한 분밖에는 없다. 희년을 이루시는 분은 성령 하나님이시다. 희년의 성취는 "힘으로도 능으로도 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의 신으로만(슥 4:6)" 이루어지며, "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나 하나님으로서는 다 하실 수 있기(마 19:26)"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매일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하나님의 영이시자 예수 그리스도의 영인 성령 충만을 구해야 한다.

성부 하나님은 말씀하시는 분이시고, 성자 예수님은 인간의 몸으로 보내어진 말씀이며, 성령 하나님은 성부와 성자의 말씀을 섬기면서 이루시는 분이시다. 희년은 성부 하나님께서 말씀하셨고, 성자 예수님께서 인간의 몸으로 오셔서 선포하고 성취하셨으며, 성령 하나님을 통해 지금 이루어지고 있고 마침내 완성될 살아 있는 말씀이다. 또한 희년은 마지막 때 완성될 하나님나라의 근사치(近似値)적이고도 성육신적인 사회 모델이다.

교회가 희년을 실천하면 세상이 교회를 믿을 것이다

교회는 희년 말씀과 자원적인 희년 실천을 원동력으로 삼아 사회의 도덕성을 견인하고 희년의 사회정의를 세우는 것을 도우면서 세상을 섬겨야 한다. 다만 교회가 세상과 사회를 개혁해야 한다고 해서 과거의 중세 교회들처럼 돈과 권력으로 세상 권력을 굴복시키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우상숭배를 없앤다고 더 지독한 우상을 세우는 꼴이다. 지금의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킨 뉴라이트(new right)나 어설픈 기독당 같은 방식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

교회는 세상에서 사회정의를 이루기 위해 싸울 수 있는 그리스도의 군사들을 길러 내고 이들을 위해 기도해 주고 지원해 줌으로써 사회 개혁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야 한다. 교회의 영적 대각성과 부흥 운동에 힘입어 노예무역을 폐지한 영국의 기독교인 정치가 윌리엄 윌버포스 같은 사례가 좋은 귀감이 될 것이다.

교회는 자원적인 코이노니아를 실천하면서 윌리엄 윌버포스와 같이 희년의 사회정의를 위해 싸울 수 있는 사람들을 길러 내고 이들을 지원해 줌으로써 토지 불로소득과 노동 착취, 빚의 노예를 없애고 정의로운 희년 사회를 세우는 데 앞장서야 한다. 그리하면 세상이 교회를 다시 보고 교회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될 것이다.

고영근/희년함께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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